하느님을 만나기 위한 비움
(복음: 마태 9,14-15)
사순절 동안 주님의 수난에 동참하기 위해 단식을 실천하는 신자들이 있습니다.
율법에 따른 의무 단식일은 속죄의 날, 단 하루뿐이었지만(레위기 16장),
바리사이들은 일주일에 두 번씩 단식을 권장하면서 그렇게 하는 것이
더 완벽하게 하느님의 뜻을 따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고는 하느님을 위해 할 일을 다 했다고 자부하면서 은근히 드러내려 했습니다.
단식은 하느님과 만남을 준비하기 위해 자기를 비우는 것입니다.
육신의 극기와 비움을 통해 마음의 가난을 얻게 됩니다.
육체의 욕구를 극기함으로써 우리 내면은
하느님의 말씀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고 유혹을 극복하게 됩니다.
또한 굶주림을 느껴 봄으로써 가난한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게 되고,
단식으로 절약한 것을 나눔으로써 사랑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단식과 자선과 기도는 전통적인 신앙 표현으로 하느님께만 보이기 위한 것이며,
사람들한테 인정과 칭찬을 받기 위해 드러내는 것은 올바른 자세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도 “네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지 말고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보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주실 것이다.”
라고 하셨습니다.
바리사이들처럼 단식한다는 것을 드러내고 인정받고 칭찬받기 위해
“스승님의 제자들은 어찌하여 단식하지 않습니까 ?”
라고 물을 팔요는 없습니다.
단식은 지극히 개인적인 신심행위이며,
다른 사람에게 요구하거나 강요할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과 만남을 잘 준비하기 위해 선행을 한 가지씩 실천해 봅시다.
부활의 기쁨은 차고 넘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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