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방/짧은 글

빈손으로 가는 여유로움

더 창공 2010. 6. 22. 14:50

빈손으로 가는 여유로움

 

중요한 메모를 해두었다가 찾는데

한참이나 걸렸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떠오르는 생각,

나의 옷들엔 주머니가

너무도 많다는 사실이었죠.

바지에서 티셔츠, 스웨터에까지

수많은 주머니들을 일일이

들쳐보느라 당황스러웠던 경험.

나는 이 주머니들이 내가 성장하고

사회에 길 들여져 가면서 갖게 되는 욕망,

욕심이라는 주머니가 아닌가 하고

비추어보았습니다.

어린 시절엔

최소한의 것으로도 만족하던 것이

이제는 자꾸 `더, 더'라는 소리만을 외칠 뿐

쉽게 만족할 줄 모르는 나의 주머니

인간이 태어나서 마지막에 입는 옷,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고 합니다.

이제 내 마음의 욕심이란 주머니를

헐거이 모두 비워내고 그 없음의

여유로움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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