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는 가지 마소!
불교 선종의 역사에서 중요한 인물이 마조 선사입니다.
도를 터득한 그가 잠시 고향에 들른 일이 있었는데
이웃에 살던 한 노파가 보고,
“나는 무슨 대단한 양반이라도 와서 이렇게 소동이 났나 했더니
바로 쓰레기 청소부 마 씨의 아들 녀석이 왔구먼!” 하더라는 것입니다.
고향의 할머니는 세월이 변하고 사람이 달라졌는데도
어린 시절의 꼬마로만 여긴 것입니다.
이 소리를 듣고 마조는 반은 장난,
반은 감상적으로 다음과 같은 즉흥시를 지었답니다.
권하거니 그대여 고향엘랑 가지 마소
고향에선 누구도 성자일 수 없으니
개울가에 살던 그 할머니
아직도 내 옛 이름만 부르네!
-선의 황금 시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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