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방/공감

딸과의 대화

더 창공 2009. 7. 9. 09:34

딸과의 대화

 

젊은 나이에 사업에 성공해 많은 부를 거머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했고, 사회적으로 인정도 받았다. 그는 새벽에 집을 나와, 남들이 모두 잠든 시간에야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그런데 하루는 몸이 안 좋아 한낮에 집에 들어오게 되었다. 수업을 마치고 학교에서 돌아온 초등학교 이 학년 딸은 집에 있는 아빠를 보고 깜짝 놀랐다.

 

"아빠, 오늘은 왜 이렇게 일찍 오셨어요?"

 

"응, 아빠가 우리 유미 보고 싶어서 서둘러 왔지."

 

오랜만에 딸과 함께 시간을 가지게 된 그는 딸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다. 하지만 딸은 그다지 즐겁지 않은 표정이었다. 그는 답답해졌다.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두 사람이 각자의 행동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때였다.

 

"딩동! 딩동!"

 

딸은 그 벨 소리를 듣자마자 표정이 갑자기 변하더니 "와! 우체부 아저씨다" 하면서 현관 앞으로 쏜살같이 달려갔다.

 

‘우체부인 걸 어떻게 알았지? 그리고 유미한테 올 편지 같은 것은 없는데 왜 저리 좋아하는 거지?'

 

그는 조용히 현관으로 걸어갔다.

 

"아저씨, 안녕하세요?"

 

우체부 아저씨는 허리를 숙여 딸과 눈을 맞추었다.

 

"우리 귀염둥이 아가씨! 지난주에는 학교에서 학예회를 했다면서? 우리 아가씨는 어떤 노래를 불렀나?"

 

"아저씨, 저는요, '바람개비' 노래를 불렀어요. 친구들하고 선생님이 잘 부른다고 칭찬해줘서 기분이 좋았어요."

 

딸은 참새처럼 재잘 거렸다.

 

"안녕. 다음에 또 봐!"

 

"아저씨, 안녕히 가세요!"

 

십 초 정도밖에 되지 않는 짧은 대화였다. 하지만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아빠는 그제야 느낄 수 있었다. 세상 모든 사람에게는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그리고 자신을 이해해줄 따스한 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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