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방/공감

중년의 나이에도 사랑은 오는가?

더 창공 2009. 11. 13. 11:18

중년의 나이에도 사랑은 오는가?

 

 

스무 살 때

단 한번 하는 것이 사랑이라면

세상은 어떤 형태로 존재했을까?

 

아마 생명을 잉태하지 못하는

저 불임의 바다 사해처럼

스산하지 않았을까?

 

인생의 핵이 사랑이라면

단 한번의 사랑이란

상상하기조차 힘들 것이다

 

사랑은 예고 없는 방문자..

그러나 중년의 사랑은

약간의 준비된 사랑이 아닐는지...

 

잠시 가쁜 숨을 내쉬며 생의 중턱에

걸터앉아 있는 중년의 사람들!

 

사랑의 실체도 모른 채

결혼의 우리에 갇혀

흐르는 세월에 젊음과 낭만이

깎여 버린 우리들이다

 

그나마 아이가 어설픈 몸짓으로

생의 먼지를 털어 줄 때엔..

우리들의 열정도 잠시 얕은 잠에 빠진다

 

그러나 점점 아이의 머리에 어줍잖은

분별이 생길 즈음엔..

생활 한 곁에 시들어 있던 우리들의

이상과 낭만도 다시 꿈틀거린다

 

꾸준히 사랑을 가꾸어 온 사람들이라면

지금쯤 사랑의 꽃망울을

하나 둘 터트릴 수 있으리라

 

그러나 애정의 텃밭 하나

제대로 일궈내지 못한 시린 가슴이라면

그 씨앗 하나 흩뿌려 보라는

내면의 꼬드김을 외면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중년의 사랑은

준비된 사랑이라 말할 수 있다

 

그들은 잠시 궤도에서 비켜난

큐피드의 화살을 맞고

이별을 알면서도 이탈된 사랑을 시도한다

 

비가 오면 나란히 우산을 받쳐든 채

말없이 비의 연주를 감상하고

눈 내리는 날이면 창 넓은 찻집에 마주 앉아

떨어지는 눈꽃을 바라보기도 한다

 

그들은 더 이상 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현상에 현혹되지 않는다

 

잠시 생활의 늪에서 빠져 나와

허탈한 마음을 채우고

서로에게서 위안 받으려 할뿐이다

 

그러나 그 사랑은 그리 쉽지가 않다

냉혹하고도 눈 밝은

윤리의 채찍들이 수시로 날아와

그들을 움츠리게 하고

습한 곳으로 숨어들게 한다

그들이 부르는 사랑이라는 이름표 위에

불륜, 바람, 외도라는 붉은 수식어들은 덧?

 

지금 중년들의 가슴은 흔들리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감상은 더 이상

아침 드라마의 소재거리가 아니다

 

우리가 겪고있는 현실이요,

내일 우리가 겪을 수도 있는 공동의 문제이다

 

예로부터 바람은

남자들의 것이었다

그것은 정말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

여자들의 사회참여와 가치관의 전환으로

남녀교제의 폭은 넓고도 다양해졌다

 

어쩌면 인생의 간을 아는 중년의 가슴에

오히려 첫눈 같은

사랑이 내릴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어쩌란 말인가?

가정이라는 높은 울타리를

남몰래 타 넘으며,수없이 상처를 받아야하는

청사진 없는 그들의 만남..

가슴 아픈 사연들을..

 

세월의 흔적이 머리에 서리되어 내리고

삶의 흔적으로 온몸이 쑤시고 아파도

이만큼 이루었음에 위안도 하련만

가슴한구석 점점 비워지는

이 공허함은 메울길이 없기에

중년은 더 외롭고

아직은 포기할 수 없기에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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